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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용어]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

봄나린 2023. 7. 14. 08:00

 

반의사불벌죄란?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을 때는 그 죄를 처벌할 수 없는 범죄를 말합니다.

반의사불벌죄(反意思不罰罪)의 한자를 풀어보면, 그 뜻을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 돌이킬(거스를) 반
: 뜻 의
: 생각 사
: 아닐 부
: 벌할 벌
: 허물 죄

피해자의 뜻을 거슬러 죄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현을 하면,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은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다는 겁니다.

피해자가 이같은 의사표현을 하는 대표적인 방법이 가해자와의 '합의'입니다. 피해자가 작성하는 합의서, 또는 가해자가 작성한 합의서에 서명을 하는 경우 등이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가해자의 처벌을 희망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집니다.

피해자가 이처럼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수사기관이나 사법기관은 가해자(피의자, 피고인)의 죄를 더이상 물을 수 없게 됩니다. 경찰과 검찰은 수사를 종결하게 되고, 법원은 공소기각 판결을 해야 하죠.

모든 범죄가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대표적인 범죄는 명예훼손, 협박, 과실상해, 임금체불 등이 있습니다.

살인, 절도, 강도, 상해, 성범죄 등 강력범죄와 사기, 퇴거불응, 재물손괴 등은 반의사불벌죄 적용 대상이 아닙니다.

반의사불벌죄가 적용되는 범죄의 피해자라면, 가해자와의 합의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합니다. 수사기관과 사법기관에 가해자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뜻을 밝힌 뒤 이를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반의사불벌죄의 적용을 받는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라면,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겠죠.

 

 

친고죄란?

친고죄는 범죄의 피해자나 법률이 정한 자가 사건(범죄)를 고소해야만 수사와 공소가 이뤄질 수 있는 범죄를 말합니다.

친고죄의 한자를 풀이해보면,

親 : 친할 친 
告 : 고할 고
罪 : 허물 죄

여기서 '친'은 범죄 피해 당사자 또는 그정도로 가까운 인물(볍률이 정한 자)을 말합니다. 직관적으로, 범죄 피해자가 가해자의 죄를 직접 수사기관에 일러야(고해야) 한다는 뜻이죠.

친고죄는 '절대적 친고죄'와 '상대적 친고죄'로 나눠집니다.

절대적 친고죄 : 반드시 고소권자의 고소가 필요한 죄.
상대적 친고죄 :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 일정 신분관계가 성립될 경우에 한해 적용.

쉽게 말하면, '절대적 친고죄'는 무조건 피해자 등의 고소가 있어야 하는 범죄로 모욕, 비밀침해, 사자명예훼손, 업무상비밀누설 등이 해당됩니다.

'상대적 친고죄'는 친고죄에 해당하는 범죄가 아니지만, 가해자와 피해자가 가족과 같은 특별한 관계에 있다면 친고죄의 적용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재물손괴, 절도, 횡령, 배임 등이 '상대적 친고죄'에 해당됩니다.

과거에는 성폭행과 성추행 등 성범죄가 친고죄로 진행됐으나, 2012년 12월 18일 성범죄 친고죄가 폐지됐습니다. 성범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커지면서 가해자에 대한 엄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가해자가 고소 취하와 합의를 종용, 강요하며 피해자의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성범죄의 경우, 피해 당사자의 고소나 제3자의 고발은 물론 수사기관이 다양한 경로로 알게 된 경우 피해자의 의사와 무관하게 수사를 진행할 수 있고, 사법기관의 공소와 재판도 가능합니다.

 

 

반의사불벌죄친고죄 차이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는 피해자와 가해자의 합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이 있습니다. 이 때문에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를 혼동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피해자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를 보면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의 차이는 분명해집니다.

우선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직접 가해자의 범죄를 수사기관에 알리는 행위, 즉 '고소'를 하지 않더라도 수사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수사에서 범죄 혐의가 드러날 경우 공소 제기와 재판 진행도 당연히 가능합니다. 피해자는 가해자의 처벌 여부에만 의사표현을 하면 되는 거죠. 적극적인 의사표현을 아예 하지 않음으로써 수사기관과 사법기관, 즉 국가기관이 가해자를 처벌하는 과정을 지켜보기만 해도 됩니다. 오로지 처벌을 중단하는 데만 의사표현이 필요합니다.

반면, 친고죄는 피해자 또는 법적으로 권한을 가진 이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와 공소가 이뤄질 수 있습니다. 고소가 없다면 수사기관이 가해자의 범죄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임의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습니다. 당연히 법원의 판결을 묻는 재판도 열릴 수가 없습니다. 친고죄에서 피해자의 적극적인 의사표현은 '수사'라는 사건의 첫단추를 꿰는 것을 향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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